본문 바로가기
Kids and Photo Story

산모의 흡연과 태아의 건강

by mk in us 2011. 3. 21.




내가 사는 곳은 아직 겨울이다. 그래도 가끔 겨울답지 않게 포근한 날씨와 따스한 햇볕에 어딜 가나 발걸음이 경쾌한 날도 있어 사는 맛이 난다. 나만 그런 건 아니다. 이런 날이면 얇아진 옷차림과 왠지 밝아 보이는 사람들의 얼굴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이런 드문 날씨를 마냥 누릴 심산으로, 나 역시  내가 종종 들리는 마트에 가던 날이다. 마트 밖 벤치에 앉아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하늘하늘한 옷차림의 한 젊은 여자에게 눈이 갔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유심히 오래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뇌리에 남도록.

그녀를 더 가까이 세심히 보게 된 것은 분명히 내가 뭔가를 잘못 봤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거의 만삭인 자그마한 체구의 여인이 그저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앉아 전화하는 느긋한 모습에 아무도 경악하지는 않는다. 분명히, 한 귀한 생명의 예비 엄마인 그녀는 한 손으로는 전화를,  다른 손으로는 연방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헉'하고 숨을 들이켜기는 했지만, 숨을 내쉴 수는 없었다.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소리는 억지로 의도적으로 죽여야 했다.  마트에 들어서서야. 나는 "오우 마이 갓!'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혼자 주절거릴 수 있었다. 

설마 담배가 태아에게 얼마나 해가 되는지를 모르는 걸까. 아니면, 설마 담배의 유해성을 알면서 산모가 저렇게 담배를 피운단 말인가.  몇 번의 클릭만으로 온갖 정보를 얻는 요즘 세상에, 설마 모를 리가 있을까. 아니면, 도저히 안 피우고는 못 견디는 것일까.

온갖 생각이 맴돈다. 한 아주 어린 생명이 이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부모가 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진다. 아이가 처음 만들어지고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자라는 신비스러운 곳. 가장 안전한 곳이어야 할 아기의 집인 엄마의 몸을 엄마 스스로 독으로 채우는 모습에 경악한 나머지 그 따스한 햇볕과 눈부신 햇살이 주는 온기마저도 나를 떠난 듯한 하루였다. 

흡연은 흡연자 자신뿐 아니라 주변인에게도 아주 해롭다. 하물며 뱃속에서 자라는 태아에게는 흡연의 유해성이 얼마나 직접적이겠나?

산모의 흡연은 아기를 니코틴, 일산화탄소, 타 등의 위험한 화학 약품에 노출시킨다.  산소는 태아가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이런 화학 약품은 태아가 필요한 산소 공급량을 저하한다. 흡연은 또, 태아의 폐를 훼손하기도 한다.

임신 중 흡연하는 여성은 자궁외임신, 질의 출혈, 태반의 분리, 사산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리고 임신 중 흡연한 여성의 아기는 구순구개열과 같은 기형아로 태어나거나, 조산하거나, 체중미달로 태어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체중미달인 아기는 뇌성마비, 지적 장애, 학습 장애와 같은 심각한 건강 질환의 위험이 있다. 

임신 기간 중 제2 간접흠연(second-hand smoking) 역시 아기가 체중미달로 태어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간접흡연에 노출된 아기나 어린이는 SIDS(Sudden Death Syndrome:유아 돌연사 증후군)로 인해 사망할 확률이 높다.  천식, 기관지염, 폐렴, 중이염, 호흡기 질환의 위험성도 높다. 아기의 폐 발달이 느릴 수도 있다.

제3 간접흡연(third-hand smoking) 역시 아이의 건강에 큰 위협을 준다. 자동차, 카펫, 가구 등에 남은 담배 연기의 잔해가 천식이나 다른 호흡기 질환, 그리고 학습 장애와 암을 유발한다. 다른 방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도 아이에게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한다.

산모이자 예비엄마들은 아이의 건강을 위해 자신도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하고, 제2, 제3 간접흡연의 환경도 피해야 한다.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 








'Kids and Photo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사를 하다.  (2) 2011.05.18
Scrabble Game  (3) 2011.04.11
Pistachio Cake  (0) 2011.01.10
Motherhood  (2) 2011.01.07
The Gingerbread Man  (0) 2010.12.1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