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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s and Parents

체벌은 성경적인가?

by mk in us 2013. 11. 20.
by homeschoolmom

 

9. 체벌하지 않아야 하는 10가지 이유 중 기독교인을 위해 체벌은 성경적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우리는 흔히 교회에서 자녀 양육을 위해 강사를 세우는 것을 본다. 아주 오래 전 내가 들은 어느 강사는 자신의 20살이 훨씬 넘은 자녀도 통금 시간을 어기면 매를 든다고 했다. 마치 체벌 때문에 자녀들이 잘 큰 것처럼 오해할만한 양육 강연이었다. 마치 내가 매를 맞는 듯한 기분이 들어 섬짓하기도 하고 불안했었다. 삼 남매가 모두 자기 앞감당 잘하고 성실하게 신앙 생활하는 우리 어머니마저도 혹여 매를 규칙적으로 들었다면 더 '잘 될 수' 있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드셨던 거 같다.

하지만 나는 안다. 직감적으로. 만약 그 분이 내 어머니라면, 나는 분명 어긋나고 반항했을 거라는 것을. 아니면 두려움과 강압에 눌려 마음껏 세상을 용기 있게 헤쳐나가지 못했을 거라는 것을.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소심 하게 보고 느끼거나 피해망상증과 노이로제에 시달릴 수도 있었음을. 그러면서도 세상을 향한 분노가 언젠가는 화산이 되어 폭발할 수도 있었음을.

체벌하는 부모 밑에서 성장한 어느 미국 아줌마는 부모님을 두려워 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아버지를. 자연히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맞지 않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으며, 부모를 신뢰하지 않았다. 깊은 내면의 생각 느낌 갈등을 부모로부터 숨겼다. 부모가 두렵고 믿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전혀 체벌 없이 자란 친구들은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거치는 동안 부모와 모든 것을 상의하고 물어보는데, 자신은 부모의 조언과 가르침이 꼭 필요할 때도 부모와 상의 않았다고 한다. 부모가 자신을 이해할 것이라는 믿음도 없고, 오히려 상처받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회상한다.
 
많은 기독교 계통 자녀양육도서는 체벌을 옹호한다. 성경에, 특히 잠언서에 '매를 아끼지 마라는' 구절들 때문이다. 유명 기독교 서적 저자들이 문자 그대로 히브리어 Shebet을 매로, 체벌로 해석하여 spanking을 권장하는 이유도 한몫 한다. 
 
체벌을 반대하고 기독교인 소아과 의사 닥터 시어즈는 성경 구절을 핑계로 아이에게 체벌을 가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 역시 '매'(rod)에 대한 해석을 달리한다. 
 
이 글을 쓰는 홈스쿨맘은 '매'에 대한 성경 구절이 구체적인 체벌보다는 양육이라는 우산 아래 훈육의 중요성과 부모의 권위와 따르는 책임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하는 것이 더 성경적이라는 전제를 갖고 이 글을 쓴다. 
 
신실한 기독교 신자는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다. 하지만 성경을 해석하고 삶에 적용하는 차원은 천차만별이다. 물론 성경은 시대적 배경과 역사적 배경안에서 쓰였기 때문에, 현재의 문화에서 이해와 적용이 잘 안 되는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시간과 시대 문화를 초월한 진리이지만, 그 시대를 반영하는 풍습을 오늘날 현대인의 삶에 무조건 적용하는 것은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그뿐인가? 신구약 성경은 다양한 장르로 쓰였다. 우리가 흔히 즐겨 인용하는 잠언 31편에 나오는 정숙한 여인에 대한 구절들은 히브리어의 알파벳 순서로 쓰인 시다. 모두 귀한 닮고싶은 여인의 모습이지만, 이 모두를 두루 갖춘 여인이 되어야 한다 의미는 아닐 것이다. 율법처럼 지켜야 하는 계명은 더욱 아니다.  
 
이렇듯, 잠언서는 생활의 지혜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이다. 은유와 비유와 비교 상징 과장법 등 시에서 보는 문학적 스타일로 가득하다. 그래서 문자 그대로가 아닌 잠언이 의미하는 삶의 원리를 볼 수 있어야 하며, 신구약 다른 곳에서 같은 구절을, 같은 어휘를 어떤 의미로 해석하는지도 살펴 성경이 성경을 풀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지엽적이고 좁은 의미에만 충실하다 보면 큰 그림을 놓칠 때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잠언서 여기저기에 나오는 '매를 아끼지 마라."는 구절 때문에 성경은 체벌을 옹호한다는 주장이나,  또한 문자 그대로 해석하여 매를 들지 않으면 아이를 망치는 것으로, 혹은 하나님 말씀에 불순종, 더 나아가 죄를 짓는 것으로, 체벌의 당연함과 절대 필요성으로 해석함이 부모와 자녀의 관계, 특히 양육과 훈육의 본질을 놓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

 

매/채찍(rod)에 대한 잠언 구절을 소개한다.

 
"매를 아끼는 자는 그의 자식을 미워함이라 자식을 사랑하는 자는 근실히 징계하느니라."

“He who spares the rod hates his son, but he who loves him is careful to discipline him.” (Prov. 13:24)

"아이의 마음에는 미련한 것이 얽혔으나 징계하는 채찍이 이를 멀리 쫓아내리라."
 
“Folly is bound up in the heart of a child, but the rod of discipline will drive it far from him.” (Prov. 22:15)
 

아이를 훈계하지 아니하려고 하지 말라 채찍으로 그를 때릴지라도 그가 죽지 아니하리라. / 네가 그를 채찍으로 때리면 그의 영혼을 스올에서 구원하리라."

“Do not withhold discipline from a child; if you punish him with the rod, he will not die. Punish him with the rod and save his soul from death.” (Prov. 23:13-14)

"채찍과 꾸지람이 지혜를 주거늘 임의로 행하게 버려 둔 자식은 어미를 욕되게 하느니라."

위의 매에 대한 구절들이 성경을 믿는 많은 신자를 혼동시키는 구절들이다. 언뜻보면 체벌을 옹호하고 권장하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런 혼란의 가장 큰 이유는 구약 성경의 원어인 히브리어의 'shebet'을 한국 성경은 '매'나 '채찍'으로, 현대 영어 성경은' Rod'로 번역한 데 있지 않나 싶다. 

그렇다면 shebet이라는 원어를 좀 살펴볼 이유가 생긴다. 

shebet(매/채찍)은 잠언 외의 구약성경 다른 곳에서는 '체벌'과는 다른 의미로 쓰인 것을 볼 수 있다. 히브리어 사전 또한  shebet의 다양한 뜻이 있음을 보여준다. 벌을 줄 때 쓰는 막대기, 글을 쓰는 막대기, 싸움을 위한 막대기, 다스리는 막대기, 걷는데 쓰는 막대기 등이 있다. 

성경에 나오는 'rod'는 때리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지만, 실은 목자들이 길 잃은 양들을 안내하는 목적으로 훨씬 더 많이 사용되었다. 목자들은 'rod'를 양을 때리는 데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의 자녀는 양때보다도 더 귀한 존재이다. 또한, 우리가 모두 잘 알고 익숙한 시편 23편은 목자의 막대기가 맹수를 대적하기 위해, 지팡이가 양들을 가야 할 길로 조심스럽게 잰틀하게 인도하기 위해 사용함을 볼 수 있다. 시편 23:4: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구약성경에 근거해 음식을 준비하고 선택하며 생활을 하는 정통파 유대교인들을 인터뷰한 결과 체벌로 양육하는 것을 따르지 않는다고 닥터 시어즈는 말한다. 이들의 이유 역시 'rod'에 대한 해석을 달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잠언서는 시의 형식으로 쓰였다. 그러므로 잠언을 기록한 이는 권위의 이미지 형성을 위해 잘 알려진 시의 형식을 사용했으리라 본다. 즉 하나님께서 성경에 나오는 매의 구절들에서 의미하신 포인트는 부모가 자녀를 돌보고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매'가 나오는 구절들을 읽을 때, '매'라는 단어에 매를 드는 것이나 체벌 대신 부모의 권위라는 개념을 대입해서 다시 읽어볼 것을 권한다. 

기독교인과 유대인이 구약을 하나님의 영감에 의해 쓰인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다. 그러나 동시에 역사적인 책으로 수 세기에 걸쳐 다양하게 해석됐음을 알아야 한다. 어떤 때는 당시의 믿던 바를 지지하기 위해 잘못 해석되기도 했다. 이'매'에 대한 구절들도 사람의 아이디어를 지지하기 위해 체벌로 해석됐음을 볼 수 있다. 성경의 다른 부분, 특히 신약 성경에서는 존중, 권위, 그리고 온유함이 믿는 이들의 자녀를 향한 태도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신약에서는 그리스도께서 전통적인 '눈에는 눈'이던  정의 시스템을 '다른 쪽 뺨을 돌려대는' 방법으로 변형시켰다. 그리고 예수님은 온유함과 사랑을, 그리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가르치셨다. 

사도 바울 역시 고린도도 전서 4장 21절에서는 "너희가 무엇을 원하느냐 내가 매를 가지고 너희에게 나아가랴 사랑과 온유한 마음으로 나아가랴."라는 말씀으로, 에베소서 6:4절에서는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로,  골로세서 3장 21절 에서는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라 낙심할까 함이라."로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아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체벌에 대해 다루었듯이 체벌은 아이로 하여금 분노하게 하는 부모의 행동이다. 

즉, 성경 어느 곳에도 신령한 부모가 되기 위해 체벌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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