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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Eyed Susan은 흔한 들꽃 중 한 종류다. 이 꽃의 강렬한 노란색이 여지없이 사람의 눈과 마음을 끈다. 늦여름 들판을 온통 노란색으로 물들이는 번식력이 강한 들꽃인지라 가뭄과 건조함, 그리고 강한 햇볕도 아랑곳하지 않는 강인함이 있다.
들판이고 길가고 무성한 잡초 속이건 간에 씨가 날려간 곳에 당당히 자리매김을 하는 Black Eyed Susan은 일년생도 아이고 다년생도 아닌 특이하게도 이년생 식물이다.
들판에는 이 들꽃만 피는 것은 아니지만, 해바라기를 연상케 하는 이 꽃의 색은 당연히 압도적이다. 다른 들풀과 어우러져 벌판을 가득히 채우고 한여름을 마무리 하면서 잡초만 무성한 쓸모 없은 공터일지라도 한 폭의 그림으로 바꾸어 놓는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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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황량한 들판에서도 그 존재감이 확고하여 눈에 띄는 들꽃이라지만 집 주인이 정성스럽게 가꾼 화단 속의 꽃이나 화분 안에서 곱게 피는 화초와는 다르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고 영양분도 주며 습기의 증발을 막기 위해 나뭇조각이나 돌로 흙을 덮고 가지도 쳐주고 사뭇 정원사의 돌봄을 받는 정원 꽃은 절제되고 보호된 아름다움과 기품이 있어보인다. 들꽃과 정원 꽃은 다르다. 다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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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돌보지 못해 혼자 세상을 알아가고 뿌리를 내리는 어린아이는 들판의 잡초처럼 간혹 들꽃처럼 커간다. 세상의 가치관 변동은 아이들을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끔 한다. 여성의 경제 생활과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의식이 보편화 되면서 많은 여성은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한다.
양육과 일을 둘 다 잘 해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에게 일률적으로 주어진 24 시간을 쪼개고 쪼개다 보면 무엇인가는 소홀히 할 수밖에 없고 누군가는 소외 시 된다. 많은 경우 원하는 바도 그리고 의도한 바도 아니지만 가장 큰 희생양은 아이다. 자연히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어린시절을 아이는 들꽃마냥 자랄 수밖에 없다.
아주 오래전 내가 잠시 한인 밀집 지역의 학원에서 가르칠 때이다. 한국서 갖 온 아이 중 초등학교 3학년에서 4년생을 가르쳤다. 그 중 한 녀석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이 아이는 수업이 시작하기 전에 학교에서 주는 공문을 수시로 내게 들고와 한국말로 번역해 달라고 한다. 엄마한테 보여드려야 하는데 엄마가 영어를 모르기 때문이란다.
이민 생활의 현실이 부부가 같이 일하지 않고는 생계를 꾸려나가기가 어려운 대도시에 사는 많은 이민자 삶의 단면이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가면 반가히 맞아주고 숙제를 도와 줄 엄마가 없다. 그래서 학원에서 늦은 시각까지 있게 마련이다. 엄마가 좀 늦으면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뎁혀 먹어야 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가르쳐 주어도 할 줄 몰라 엄마가 집에 올 때까지 굶기도 했다고 한다. 아니면 가공식품과 과자로 그때그때 허기를 채운다. 가족이 식탁에 둘러 앉아 정담을 나누는 가장 기본적이고 평범한 삶이 가능하지가 않다.
들꽃처럼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credit: by homeschoolmom
취학 전 어린 아이의 일상은 중요하다. 평범한 일상의 놀이를 통해 세상을 알아가고 세상 사는 법을 아이는 배우기 때문이다. 여기에 엄마와 안정된 유대감 형성의 중요성은 이미 잘 알려진 바이다. 엄마와 안정된 유대감을 갖는 아이가 나중에 학습도 잘하고 환경 적응, 문제 해결 능력도 월등하다고 한다.
흔히 신생아부터 영아기가 지나는 이 시기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아무에게나 맡기거나 기관에 맡기기도 하지만, 실은 이 시기는 엄마가 가장 필요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 안정된 유대감을 형성하지 못하면 아이의 정서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 결핍이 훗날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이를 내버려 두면 저절로 큰다는 말은 들꽃같이 보호되지 않고 보살핌 없이 마구잡이로 다른 잡초와 엉겨서 피어나는 들꽃같은 아이로 키우겠다는 것과 흡사하다.
credit: flickr.com by Old Shoe Woman
들꽃인 black eyed susan도 이제는 많이들 정원으로 데리고 들어와 심기도 한다. 정원에서 보살핌을 받으면서 뜰 안이나 정원의 적절한 곳에서 주변을 환하게 해준다. 들판에서도 나름 존재감이 없지는 않았으나 정성스런 보살핌을 받아 잘 다듬어진 화단 꽃으로서의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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