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an mateo County Library from flickr.com
지금은 대학교 상급생인 나의 유일한 학생이던 아이가 홈스쿨 하기 전 킨더가든 에서 초등학교 2년까지 공립학교에 다니던 시절 이야기다. parent-teacher-conference(학부형 교사 면담) 때마다 세 교사 모두가 하던 말, ‘He talks too much’가 다른 긍정적인 평가보다도 내 귀에 남아 아직도 들리는 듯 한데는 이유가 있다.
수업을 방해할 정도로 지나치지는 않아서 주의를 주거나 꾸중할 일은 아니었어도 부모인 나에게는 ‘말을 많이 한다’는 교사의 평가가 어째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그 당시 나의 고정관념이 너무 컸었다. 지금도 어린 자녀를 둔 부모가 가끔 아이가 학교에서 너무 말이 많고 떠든다는 지적을 교사로부터 받고 속상해 하거나, 말이 많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어른들이 아이를 쉽게 ‘문제아’시 하듯, 나도 은연중 염려했을 게 뻔하다.
나는 아이를 초등학교 3년부터 홈스쿨을 하면서 비로소 아이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수께끼만 같던 ‘아이가 학교에서 말을 많이 한다는 사실’의 실마리도 같이 풀리기 시작했다. 우연히 접하게 된 아이들의 학습 스타일에 대한 책을 통해 우리 아이가 청각적으로 배우는 스타일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청각적인 학습 스타일의 아이는 들으면서 가장 잘 배운다. 이 학습 스타일의 아이는 또한 말을 많이 하고 싶은 충동이 있다고 한다. 아직 어려서 통제 능력이 부족해서 말을 해서는 안 될 때와 장소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해서 말을 많이 하는 것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었다.
우리 아이는 들으면서 배우는 아이이다. 반면에 교사며 엄마인 나는 시각적 학습자이다. 홈스쿨이 계속되며 교사인 나의 고충은 실은 아이의 학습 스타일과 나의 학습 스타일의 마찰에서 오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열심히 그림으로 그려서 산수의 개념을 설명하지만 잘 쳐다보지 않는 아이. 구구단의 개념을 그림으로 열심히 설명하는 나의 노력에는 별 성과와 진전을 안 보이더니 노래로 된 구구단 테이프로는 하루 만에 깨우쳐 버리는 아이. 이렇게 좌절에서 허무함으로 내 감정은 종잡을 수 없이 왔다 갔다 했다.
어느 날은 차에서 가끔 듣던 ‘My Fair Lady’ 의 뮤지컬 일부를 영국식 발음으로 차 뒷좌석에서 앉아 정확하게 흉내를 내 남편과 나를 놀라게 하던 7살짜리. 특별히 책을 혼자 읽는 것보다는 책을 읽어 주는 것을 좋아하던 아이. 책을 읽어주는 것도 부족해 오디오 테이프를 들으며 같은 책을 또 듣고 들으며 책을 읽던 아이. 지금도 아빠가 책을 읽어 줄 때 처음 배운 단어라며 그 당시 읽어주던 책을 기억하는 아이. 항상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는 아이. 아기 때부터 소리에 민감하고 나의 목소리 톤에도 아주 민감한 아이.
이 아이의 이런 많은 행동과 모습이 많이 생소했다. 그리고 아이가 공부하는 방법이나 배우는 방법은 내가 가진 고정관념을 다 깨고도 남았다. 나는 이런 아이의 교육을 책임지려고 홈스쿨을 한다고는 하나 나 혼자 좌충우돌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 모든 이유가 나의 학생의 청각적 학습 스타일과 교사인 나의시각적 학습 스타일과의 엇박자에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한국에서 홈스쿨하시는 부모님들도 아이를 유심히 관찰하여 아이가 가장 잘 배우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아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내가 편한 방법이 아니라 아이에게 맞는 학습 방법을 사용하는 동시에 다른 여러 학습 방법도 병행하여 학습의 효과를 높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의 체험담과 이어 아이의 다양한 학습 스타일을 배워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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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anus from flickr.com
아이들은 배우는 방법은 다양하다. 또 다르게 배우기 때문에 아이마다 가르치는 방법과 스타일도 달라야 한다는 이치다. 부모는 아이의 주된 학습 스타일이 무엇인지 알고 아이가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아이의 배우는 스타일을 알면 아이가 숙제할 때나 고학년이 되어 혼자 독립적으로 공부할 때에 도움이 된다. 물론 홈스쿨을 하는 가정 역시 아이의 학습 스타일을 알면 학습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우선 크게 나누어 아래와 같이 세 종류의 학습 스타일로 분류한다.
1) 청각적인 학습스타일 (들음으로써 가장 잘 배운다.)
2) 시각적인 학습스타일 (보면서 가장 잘 배운다.)
3) 신체감각적인 학습스타일 (만지고 조작해보고 움직이면서 가장 잘 배운다)
청각적 학습 스타일(Auditory Learning Style):
들으면서 가장 잘 배우는 청각적 학습 스타일의 아이는 말을 많이 한다. 농담을 좋아하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좋아한다. 반면에, 상대방의 목소리의 톤이나 억양에 상당히 민감하다. 만약 부모의 목소리가 너무 엄하든지 목소리를 높일 경우 부모가 화가 났거나 자신 때문에 실망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잘한 것을 인정해 주면 진심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고쳐주거나 해야 할 일을 계속 반복해서 얘기할 때는 잔소리로 받아들이고 아예 듣지를 않는다. 이런 아이는 머릿속에 테이프 리코더가 있다고 여기면 된다. 훈계가 끝나고 나서도 부모가 말한 것이 계속 들린다. 부모 생각에 이해가 잘 안 되었으리라 여기는 것도 아이는 테이프가 돌아가듯 다시 플레이 해서 결국은 이해를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아이는 부모가 말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말하는 사람을 쳐다볼 이유가 없다. 옆에 방에서 다른 사람이 혼자
중얼거리거나 말하는 것도 다 들을 정도로 소리에 민감하다.
부모가 시각적 학습 스타일이면 아이에게 말할 때 아이가 부모를 쳐다보지 않는 것을 문제 삼기도 한다. 아이의 이런 행동이 부모를 화나게 할 수도 있다. 이런 때 아이에게 ‘너는 청각적으로 가장 잘 배우는 아이인 걸 엄마는 알아” 라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엄마나 아빠가 말하는 것을 엄마 아빠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고도 아이가 다 알아듣고 이해하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해준다. 동시에 엄마는 시각적으로 배우는 스타일임을 나누고 엄마가 얘기할 땐 엄마의 이해를 도우려면 엄마를 쳐다봐 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세상에는 청각적 학습 스타일보다는 시각적 학습 스타일의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인식시킨다. 그리고 누가 말할 때는 말하는 상대를 쳐다보는 습관을 길러주어 아이의 사회성을 돕는다.
이런 아이는 테이프 리코더나 헤드폰을 사용하여 배우는 것이 효과적이다. 소음은 아이의 집중력을 방해한다. 조용한 장소에서 공부하도록 하고 소리내 읽거나 공부하도록 한다. 스펠링은 말하고-스펠하고-말하기(say-spell-say) 방법을 사용한다. 예로 HOUSE-H-O-U-S-E-HOUSE. 가능하면 필기 대신 구두로 답을 말하게 한다.
시각적 학습 스타일(Visual Learning Style):
시각적으로 배우는 아이는 책읽기와 책과 그림을 보는 것을 즐긴다. 물건이 잘 정리정돈 되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기를 원한다. 책에 관해 토론할 때도 머릿속에 내용이 그림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어느 페이지에 토론의 주제가 있는지를 금방 안다. 이런 아이는 주로 조용하며 퍼즐을 하는 것을 즐기기도 한다.
이런 아이는 아무리 작은 얼굴의 표정도 상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알려고 예리하게 관찰한다. 부모가 시각적 학습자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눈웃음 또는 미소는 아이가 하는 일을 인정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계속할 것을 격려하게 된다. 반대로 인상을 쓰면 아무리 살짝 또 순간적으로 잠시 일지라도 아이는 머리를 숙이고 시무룩한 표정을 하고 부모에게서 멀어진다. 이럴 때 아이의 기분을 인정하고 잘 이야기 하도록 한다.
같은 측면에서 부모는 아이의 표정을 쉽게 읽을 수 있어 아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만약 부모가 시각적 학습자가 아닐 경우는 아이에게 의도적으로 표정을 통해 시각적 메시지를 전한다. 의식적으로 아이의 표정을 살펴 아이의 반응이나 기분을 살핀다. 그림, 비디오, TV, 그리고 사람을 관찰하는 것이 이런 학습자에게는 중요하고 학습하는 좋은 도구로 사용된다. 시각적 이미지가 아이의 집중력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런 아이에게는 색상이 화려하고 그림이 많은 교재보다는 흑백의 간단한 교재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시각적으로 배우는 아이를 가르치는 팁: 주변을 잘 치우고 깨끗하게 해서 시각적으로 주위를 산만하게 할 요소를 없앤다. 해야 할 지침도 써주거나 말로는 한 단계씩 지시해야 한꺼번에 여러 가지 지시를 들을 때 오는 혼동을 막는다. 될 수 있는 한 적어서 가르치고 어떻게 하는지 시범을 보인다. 어떤 내용이든 색상을 사용하면 쉽게 정리하고 기억할 수 있다.
신체감각적 학습스타일(Kinesthetic Learning Style):
아이가 무엇인가 하면서 가장 잘 배우는 학습 스타일이다. 항상 신체의 어느 부분을 항상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몸을 비비꼬거 나 만지거나 상대가 원하든 안 원하든 가까이하려고 한다. 손가락으로 소음을 내거나 몸을 흔들거나 의자에 앉아서 위치를 자주 바꾸고 집중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무엇인가를 분해하고 다시 조립을 잘한다. 운동을 잘하고 만지거나 기계 등을 잘 다룬다.
이런 성향을 알아 수업 중이라도 아이가 만지고 움직이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앉아있는 것이 이런 학습자 아동에겐 고욕이다. 수업 일 부분으로 움직이고 활동하도록 한다. 종이로 가르쳐야 할 때는 연필이나 크레용을 사용하도록 한다. 프로젝터를 사용하여 수업할 땐 마커를 주어 사용하게 하기도 하여 자신이 특별하게 느끼게 한다.
아이가 과제를 끝내는 한은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을 허락한다. 책상이나 테이블에 앉아서 숙제하는 행동, 연필을 돌리고 노는 행동, 자리에서 춤을 추는 행동 등이 포함된다. 타이머를 사용하여 한정된 시간 안에 과제를 끝내야 하는 것과 집중하는 것을 돕는다.
아이에게 어떤 행동을 시킬 땐, 분명하게 지시를 한다. 예를 들어 단어를 읽어주면서 모음에 줄을 그라든지, 고양이 그림에 수염을 달라든지 명확한 지시가 필요하다. 경청하여야 할 땐 듣는 동안 무엇인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을 들고 있게 한다. 여자면 경우 손목 팔찌를 끼게 해주어 움직일 때 느낄 수 있게 한다. 수학은 주사위나 타일 큐브 등의 manipulative 를 사용하여 만지면서 배우게 한다.
아이에게 어떤 학습 스타일로 가장 잘 배우는지를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도 계속 움직이는 것이 공부하는데 지장이 있다는 것과 집중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을 배운다. 가끔은 아이가 가장 잘 배우는 학습 스타일로 공부하게 하려는 의도를 설명하고 아이가 만지거나 움직이지 않고 듣는 연습을 해야 하는 중요성을 잘 설명한다. 이러한 태도 역시 중요한 사회성의 일면이기 때문이다. 이런 학습자에게는 이런 학습 스타일이 주의 산만의 요소이다.
학습 스타일은 아이가 가장 잘 배우는 방법이다. 대부분 주도적인 학습 스타일이 있고 이차적인 학습 스타일이 있다. 아주 드문 경우 같은 비례로 주도적인 두 가지의 학습 스타일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한다.
교사가 아이의 학습 스타일을 알고 본인의 학습 스타일을 알면 의식적으로 교사가 편하고 자연스런 방법보다는 아이의 학습 스타일에 맞는 방법을 사용하여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도 학교에서 이해 못 한 개념을 아이의 학습 스타일에 맞게 집에서 다시 학습시켜 이해를 도와줄 수 있다.
by Ollie T from flick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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