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ids and Parents

부모는 아이들과 놀아줘야 by 김삼

by mk in us 2008. 10. 7.
김삼




인간문화 중 놀이문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다. 고대로부터 놀이 중심으로 사회가 형성되기도 한다. 인간 삶에서 놀이를 빼 놓기란 만만한 일이 아니다. 교회에서도 친교 차원의 놀이를 하지 않는가? 레크레이션 리더들도 보통 기독교공동체를 중심으로 양육된다. 

부모들은 아이들과 수시로 놀아 줘야 당연하다. 자녀에게 상투적으로 으름짱을 놓는 부모의 말보다는 같이 놀아 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부모의 말이 훨씬 더 잘 먹혀 든다! 단, 놀 때 놀더라도 정신 없이 놀이와 오락에만 팔리지 않도록 절제시켜야 옳다.

스코틀란드 개혁가 존 녹스가 1555년 제네바의 친구 개혁가 장 칼뱅을 방문했을 당시 칼뱅이 주일날 오후 잔디밭에서 보울링을 즐겼다는 것은 비록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유명한 일화이다. 신앙 위인들의 흥미로운 삶의 편린이라 하겠다.

필자는 아이들의 초등학교 시절 되도록 자주 놀아 줬다. 지금은 중학교에서 무척 바빠졌지만 그래도 틈 나는 대로 함께 노는 시간을 갖는다. 자주 즐기던 게임의 예를 들면 공기/윷놀이/다이어먼게임(chinese checkers) 등. 그밖에도 구슬치기/낱말놀이/카드놀이나 기타 서구 게임, 운동을 겸한 공놀이/달리기 등 다양하다. 주 목적은 함께 시간을 보내 주는 데 있다.
무엇을 거는 내기 게임은 전혀 하지 않는다. 훗날 갬블링에 유혹될 가능성이 있는 탓이다. 

부모가 아이들과 자주 놀아 주면, 불건전한 비디오 게임 따위에 정신을 덜 팔게 된다. 장시간 전자파를 받아 가며 모니터와 놀이막대(조이스팈)를 쥐고 세월을 허송하는 전자 비디오, 전자도박 등은 대부분 불건전할 뿐더러 두뇌운동을 마비시키니 정말 해롭다. 한국 노래방들은 밤과 주말에 이런 것들과 담배 연기로 가득 차 있다. 나라의 앞날이 절로 염려되는 현상이다. 그래서 요즘 미국에선 기독교 식 전자 게임도 많이 나왔다.

말글 놀이

말글놀이는 두뇌를 긴장시키고 계속 자극하여 퍽 유익하다. 퀴즈, 성경퀴즈, 맡끝 이어 가기 등 다양한 것이 있지만, 무료할 때면 ABC 동/식물 이름 놀이도 괜찮다. 알파벹의 한 글자 안에서 각 자가 아는 동/식물 이름 하나씩을 대고 그 다음 알파벳으로 넘어 간다. 예컨대 알파벹 'A'에 해당하는 동식물로 ant, apple, alligator, auk, archer fish..등을 가족끼리 돌아 가며 하나씩 나열하는 방식이다. 한 알파벹 안에서 그만큼 많은 동물 이름을 알아야 안 막힌다. 그러니 부모도 공부할 수밖에 없다! 알아야 힘이다.

육/해/공 동물 범주로 나눠도 좋다. 동식물만이 아닌 딴 범주(광물/기체)를 할 수도 있다. 한글의 가나다 순으로 한국식 이름으로 할 수도 있다. 홀소리(모음) 순서를 따지지 말고 닿소리(자음) 순으로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아기동물 이름 퀴즈는 새 낱말을 익힐 때마다 신나는 흥분스런 게임이다. 예를 들어..

  swan (cygnet), whale (calf), bat (pup), kangaroo (joey), monkey (baby)..

식이다. 한글로는 강아지/송아지/망아지/도야지(?)..등이 있지만 순수 한글 낱말, 옛 용어들을 캐 내야 하는 수고가 따르는데..대체로 '아기(코끼리)' 등으로 통일돼 있는 것 같다. 영어는 흔히 암수 동물도 구분된다(fox의 vixen=암여우). 이런 퀴즈를 하는 동안 아이들은 어느 새 박사가 돼 버린다. 부모까지 그러면 더 좋지만.   

성경 퀴즈는 대체로 알아서들 잘 하겠지만, 부모가 영어로 출제할 경우 영어 회화와 아울러 성경 인명/지명/권명을 영어 식 발음으로 구사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러나 시작이 중요하다. 사실 성경은 영어회화에 접근하는 놀라운 지름길의 하나다! 책을 사용하거나 아이들을 모방하는 것이 좋은 시작 방법이다.
주관식 또는 객관식 삼/사지 선다형이 무난하다. 현대 시험 방식을 본 받아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논리/논술형도 괜찮다. 물론 부모의 영어 실력이 너무 달리면 잘 안 되겠지만. 성경 속 동식물 이름 퀴즈로 근접하는 게 무난하다.

요즘 잘 안 하지만 ABC 가족놀이도 했었다. 'ABC 가족놀이'는 한 사람이 알파벳 하나씩(예: A)을 맡아..

   저는 Abe (또는 Anita) 입니다.
   제 아내(남편)는 Amy(Al)입니다.
   저는 Albany에 삽니다. 
   저는 Amoco 주유소를 경영합니다." (또는 기타 직종)

이런 식으로 알파벹 순으로 이어간다. 자녀와 아기 시절부터 즐길 수 있는 장난감 중심의 게임도 있다. 그런 게임을 즐기는 아기는 머리가 좋아진다. 

보드게임
 
보드게임은 다양하게 많지만 누구나 가장 손쉽게 배우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이어먼드 게임'(chinese checkers)이 있다. 상대가 전진할 궁리를 하는 동안 얘기 상대가 돼 주는 건전하고 퍽 낭만적인 놀이다. 웬만한 미국 백화점에서 종이/플래스틱/나무 제품을 팔며 값도 싼 편이다. 우리 집 것은 피자 파이처럼 생긴 나무제품이다(사진).

전체가 6각별 모양으로 된 서로 색깔이 다른 6개의 삼각형 진영 중 각기 하나씩(1색)을 택해 정면으로 마주 보는 상대방 자리로 옮겨 가기를 먼저 끝내면 이긴다. 한 칸(구멍) 이상 빈 칸에 둘러 싸인 딴 말은 직선으로 앞/뒤/옆으로 타고 넘을 수 있다. 자기 색깔의 말들을 기억해야 한다.

한꺼번에 2팀부터 최다 6개 팀까지 동시에 놀 수 있는 이 게임의 방법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딴 말을 넘어 갈 때 한 칸씩 옮겨 가기(다른 말-상대방이나 자기 말-을 넘어갈 경우 두 칸)와 딴 말과의 거리의 2배씩 타 넘는 방법이다. 전자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머리도 더 써야 하는 반면 후자는 빠른 시간 내에 한 게임을 끝낼 수 있고 재미도 더 많다. 전자는 다소 전술적, 후자는 더 전략적이다.

편법으로 한 명이 나란히 이웃한 두 진영(2색)씩 맡아 서로 모두 4팀을 동시에 움직여 가는 게임 방식도 가능하다. 물론 자기 순서를 잘 기억하고 지켜야 한다. 이 방식의 특색은 

형편 없이 복잡하면서도 인간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흥미롭다는 것이다. 또 이상의 방법들을 교체해 가며 노는 맛도 괜찮다.

필자는 아주 어릴 적 가족을 통해 이 게임을 익혔는데 추운 겨울 따뜻한 아랫목 이부자리 속에 엎드려 식구들과 이 게임을 즐기던 추억이 늘 새롭다. 그런 추억거리를 딸에게도 심어 주고 싶어 제품을 사다가 가르쳤더니 금방 터득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놀이신경이 예민하다! 삼각형 맨 꼭대기 자리에 다다를 때면 '신데렐라!' 하고 소리치기도 한다. 그 다음 자리는 '신데렐라'의 이복자매 드리젤라 또는 애너스테이저(아나스타샤)이겠다.  

필자는 부녀 간에 오랫동안 이 게임을 끈기 있게 즐겨 왔는데 나름의 비결이 있다. 승부 근성에 매달리지 않고 서로를 존중해 주는 것. 서로 마냥 이기는 데 초점을 두지 않는다는 말이다. 가령 딸이 꼭 가야 할 자기 방향을 아빠의 말이 막았다고 생각될 경우 자기 손으로 아빠의 말을 합법적(?)인 방향으로 치우거나 재조정할 수 있게 허용해 준다.

더 놀라운 것은 아빠가 갈 길을 잘 파악하지 못했을 경우 딸이 말을 대신 이끌어 줄 때가 잦다는 것이다. 물론 장단점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양보/협력 정신이 '통쾌한 승리감'은 못 줄지언정 게임내내 서로를 유쾌하게 만들어준다. 물론 승부 중심인 딴 사람과 게임을 할 경우 그런 규칙을 세울 수 있을지 또 지켜질 지는 의문이다. 그래서 부녀 간에 더 특별한 애착을 느끼게 된다.

공기놀이/윷놀이도 그렇다. 공기놀이/줄넘기 등은 이미 미국과 전세계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고 세 코너/분기점('루')과 '홈 인'이 있어 얼핏 야구를 연상시키는 윷놀이도 학교에서나 한인 가정을 통해 배운 미국인 자녀들 사이에도 서서히 보급되고 있단다. 공기는 다소 여성적(?)인 잔 기술이 필요하지만 필자 부부는 허물 없이 딸과 함께 놀아 준다. 

윷놀이는 소위 '후퇴 도'('백 도'라고도 한다) 등 편법도 있다. 요즘 일부 한국 윷판엔 '천국/지옥'(?) 함정도 그려져 있다. 가던 말이 거기 빠지면 제 때 나 버리거나 처음으로 돌아 가야 한단다. 자못 기독교적(?)이랄까. 막내는 윷놀이 만큼은 상당 기간이 걸려서야 제대로 익혔지만 그만큼 유난히 더 즐긴다. 아빠 편에서 딴 게임과 윷놀이를 오퍼하면 늘 후자를 택하곤 한다. '도'는 도레미로, '개'는 dog으로, '걸'은 'girl' 식으로 가르치고 배웠다.

윷을 놀 때는 최대한 상대편 말에 양보를 해 주지만 때로는 내 편에서 거침 없이 이겨 가며 승리의 비결을 가르친다. 더 어릴 때는 아빠가 몇 마리 말(또는 '겹동'/두동/석동)을 한꺼번에 잡을 때면 딸의 눈물이 핑 도는 것도 발견하곤 했다. 그럴 때는 반드시 위로의 말을 던져 준다. "뭘 그러냐..대범하고 거칠 게 키워야지!" 할지 모르지만 그것이 기독교 식에 더 가깝지 않을까?

스포츠게임

자녀가 익숙해 질 때까지는 여러 번 반복하는 것도 좋지만, 익숙해지고 나면 쉽사리 지루해지는 단점이 있다. 그런데 체커나 체스의 경우 장시간이 걸리면서 전략도 복잡해지게 된다. 그래서 체스를 잘 하는 아이들이 대체로 머리가 좋단다.
간혹 시간을 뺏고 사람을 게으르게 하고 결국 "망친다"고 게임들을 통틀어 혐오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그런 견해도 일리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놀이 혐오파'들이 과연 남들보다 늘 시간을 유익하게 보내고 삶의 결말도 훌륭하냐면 그건 잘 모르겠다.

만일 독자가 놀이 혐오파라면 대신 공놀이 등을 시켜 주면 땀도 흘리고 운동신경과 근육도 발달되니 시간 낭비는 아닐 것이다. 아이들은 한 마디로 모든 종류의 구기 게임을 즐긴다. 우리 집 막내의 경우 배드민턴도 좋아하지만 농구/축구 등 주로 남자 아이들이 잘하는 구기도 곧 잘 즐긴다. 몸은 가냘픈데도 운동신경이 발달한 딸이 상대편 공을 뺏아 재빨리 골인시키는 데는 남자아이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탁구도 배웠다.

추운 겨울에도 실내에서 즐기는 다양한 스포츠가 있지만, 이것저것 개발해도 좋다. 가령 벨크로-볼 던지기, 풍선배구 같은 것이 그 예. 아이디어를 쓰기에 따라 생각 밖에 재미가 넘칠 수 있다. 요컨대 즐겁게 함께 놀아 주는 것이 포인트다.
 
물론 모든 놀이는 자녀의 공부가 완벽히 또는 어느 정도 돼 가는 상태에서 기분전환으로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놀이에만 정신이 팔리게 해선 바람직하지 않다. 놀이는 학업과 공부, 기분전환 등을 통한 정신/육체건강 등을 돕는 역할을 하며 무엇보다 부모가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으로서 가장 가치가 있다. 그러다 보면 아이들은 한국어와 사회법을, 부모는 영어를 더 익힐 기회도 된다. 가족의 애정이 깊어지는 건 물론이다. 그러다가 스포츠에 매달려 아예 그 방면으로 출세하는 자녀도 있겠지만. 

노동 중심인 한국 부모들은 대체로 자녀와 함께 하는 데 인색(?)하며 이기적이기 쉽다. 심지어 가족의 황금시간대인 주말도 부모 중심으로 보내기 쉽다. 자연히 자녀와 함께 있어줄 기회가 드문 것이다. 그런 부모들도 방학/주말 같은 때 모처럼 시간을 내어 가족낚시, 수영, 게임, (건전한) 영화/비디오 감상 등을 하면 좋다.  

아이들과의 놀이, 같이 있어 주기에 인색한 부모들은 예수님을 생각하기 바란다. 주님도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시기 위해 임마누엘로 세상에 내려 오시지 않으셨는가? 주님도 어린이들과 질 좋은 시간을 갖지 않으셨는가? 제자들과 사람들의 말 상대가 되어 주고 도와 주고 고쳐 주고 가르쳐 주고 심지어 자신의 목숨을 주어 가며 우리를 살려 주시지 않았는가?
그런데 신자 부모가 잠시 자녀와 함께 놀아 주는 시간이 그렇게도 아까운가?

필자는 믿는다: 자녀가 어릴 때 부모가 함께 놀아 주지 않은 것도 주님 보좌 앞에서 책망받을 거리가 된다고.   

출처: http://truthnlove.tistory.com/entry/부모는-아이들과-놀아-줘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