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23일 자 뉴욕 타임스 교육난에 실린 기사의 제목이다. 너무 재치있는 라인이라 우연히 발견하고는 이미 ‘베이비 아인슈타인 디브이디 환불’에 대해 글을 쓰긴 했지만, 디지털 미디아 세대의 자녀 교육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Baby Einstein” 비디오 환불 사건을 통해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 특히 엄마들은 무엇을 배울 것인가?
잠깐 이 회사와 상품의 내력을 소개하자면 베이비 아인슈타인은 1997년에 당시 어린 자녀를 키우던 평범한 한 여성에 의해 시작되었다. 신생아와 영아를 대상으로 하는 전자제품 미디아 시장에 선두를 달리며 수입이 수백만불에 달하는 일종의 홈 비즈니스였다.
2001년에 디즈니 회사가 사들인 후, 책, 장난감, 플랫쉬 카드와 옷, 그리고 “Baby Mozart,” “Baby Shakespeare,” 그리고 “Baby Galileo”와 같은 디브이디에 이르기까지 상품 라인이 확장되었다.
이 비디오 상품은 word는 별로 없고, 음악, 퍼팻, 오색찬란한 색상이 주로다. 순식간에 아기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품목이 되었고, 2003년에 실시한 한 연구에 의하면, 6개월에서 2살 사이의 미국 베이비들의 1/3일이 적어도 베이비 아인슈타인 비디오를 하나쯤은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해외에 팔린 것까지 포함하면 상당한 숫자가 될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The Washington Post and Business Week 이 예측한 바에 의하면 ‘베이비 아인슈타인’이 베이비 미디어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으며 매년 200만 불씩 팔리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가정이 이 비디오를 소장하고 있고, 수많은 아기들이 탤레비젼 스크린 앞에 눈을 고정하고 있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미국 소아과 협회에서는 두 살 미만의 아기들에게 TV 시청을 전혀 권하지 않는다.
디즈니는 그동안 이 비디오가 아이의 조기 발달에 혜택을 준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서슴지 않고 해왔다. 그것도 우리의 귀한 아가들을 상대로. 아기들의 탤레비젼 시청은 오히려 어린 아기들에게는 해롭다고 한다. 1살에서 3살까지 나이의 아이들의 텔레비젼 시청에 노출이 아이들의 7살에(미국서는 초등 2년) 나타나는 주의력 결핍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자료를 무시하고 마음 약한 부모 소비자들을 현혹한 것이다.
이 사건 이후, 많은 비슷한 상품의 회사들이 조심 한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educational”이라는 용어를 안 쓸 뿐이지, 교육적 효과를 다르게 표현하여 마케팅 하고 있다. 예로 ‘숫자와 모양 인식을 강화한다.’라는 식의 표현으로 부모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카이저 패밀리 파운데이’션의 부사장인 라이드아웃은 말하길, “제가 받은 인상은 부모들이 이런 비디오가 정말로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고, 아니면 적어도 나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라고 한다.
그리고 이어서 “부모들에게 상기시켜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은 아이들과 같이 뒹굴며 놀아주는 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교육적입니다.”
그렇다.
보채는 아이를 텔레비젼 앞에 앉혀 놓으면서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조용하게 만들지는 않는지? 같이 놀아주기를 원하는 아이에게 디브이디 하나를 켜주는 것으로 모면하는 것은 아닌지?
몸을 움직여 아이를 데리고 공원으로 나가고 대화하고 책 읽어주고 놀이를 같이 하고 좀 큰아이들은 바닥에서 뒹굴며 놀아주고 하는 육아법은 고될 수 있다. 많은 시간과 인내, 그리고 희생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것만큼 좋은 육아법은 없다는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어서 더 좋다. 특권층만 할 수 있는 육아법이 아니다. 그리고 이 방법이 가장 싼 방법이다.
‘베이비 아니슈타인 디브이디 세트’ 만해도 상당히 비싸다. 설사 아기들의 티비 시청이 해롭다는 사실을 모른다 해도 비싼 가격에 주춤 안 할 부모가 그리 많겠나? 그런데 교육적 효과를 믿고 거금을 투자했는데 실은 아이에게 독소가 된다면…? 상상하기조차 싫다.
비싼 등록금을 내야 하는 데이케어나 프리스쿨에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고민하는 부모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심리학자나 교육자들도 데이케어에 아이를 맡기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이 시기는 아이 발달이 변화무쌍한 시기다. 이 발달 과정에 엄마만큼 아기를 사랑하고 부지런히 일대일로 책을 읽어주고 놀아줄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부모와 유대관계를 맺어야 할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훗날 아이의 정서적 건강이 결정된다.
육아에는 좀 더 현명한 부모가 되어야 하겠다.
현명함은 수시로 쏟아져 나오는 장난감마다 아이들 디브이디마다 사재 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가장 기본적으로 아이의 언어 발달과 다른 인지력을 위해 부모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아이와 많은 대화와 관심주기, 그리고 책 읽어주고 목적 있는 놀이로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눈을 들어 밖을 내다보면 아이에게 보여주고 가르쳐 줄 수 있는 것 천지다. 매일 오가는 길에서도, 공원에서도, 집 안에서 간식을 먹으면서도 아이와 같이 배우고 아이의 관찰력을 키워주고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주는 항상 배우는 환경은 얼마든지 조성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아이의 교육은 교사만이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할지 모른다.
기관에 보내는 것의 장점이 어느 정도 있을 수는 있지만, 아주 어린 나이의 유아나 영아, 그리고 프리스쿨러내지나, 더 큰 아이들에게도 엄마는 항상 가장 좋은 교사다. 엄마가 모든 것을 알아서도 아니고 소위 말하는 가방 줄이 길어서도 아니다. 교사 출신이어서도 아니다.
아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엄마가 우리 아이를 제일 잘 알기 때문이다. 엄마는 아이와 같이 배울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아이의 호기심에 반응하고 수많은 질문을 칭찬하고 인내하며 대답해 주거나 같이 알아보고 찾아보는 것은 엄마이기에만 가능하다.
아이마다 다르게 성장한다. 배우는 방법도 다르다. 좀 더 다른 아이보다 빠를 수도 있고 더딜 수도 있다. 엄마만이 아이의 배우는 속도에 맞추어 기다려주고 아니면 아이를 더 많이 도전할 수도 있다.
아이와 같이 배우다 보면 아이를 알아간다. 내가 만들어 내려는 이상형 아이가 아니라 아이의 타고난 재능을 보게 된다. 엄마의 생각대로 이것저것 시키는 교육이 아니라 아이의 관심과 잠재된 능력 그리고 아이의 장점에 의해 주도되는 교육을 할 수 있어진다.
한창 낙엽이 고운 색으로 물든 시기다. 길에 쌓인 낙엽에 뒹굴게 하고, 계절에 대해 가르쳐 주고, 나무 이름을 가르쳐 주고, 색깔을 배우고, 낙엽을 주워와 nature journal에 스케치를 하고, 아이를 위한 시를 읽어주고, 이 계절에 아이와 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겨울에는 겨울의 특색에 대해 배울 좋은 기회다. 눈 위에 발자국을 남기고, 눈사람도 만든다.
Snowy Day와 같은 책을 읽어주고, 도서관에 가서 Snow에 대한 책들을 빌려다 읽어준다. 눈이 왜 녹는지도 공부할 수 있다. 겨울이 되면 동면하는 동물에 대해서도 배운다.
앙상해진 나무를 높이 쳐다보게 하고, 이때만 쉽게 볼 수 있는 새 집도 찾아보게 한다. 그리고는 집에 와서 새집은 어떻게 만드는지, 새마다 다른 쟤료로 집을 만든다는 것을 배워본다.
겨울이 되면 따뜻한 곳으로 이동하는 새에 대해 배운다. 새 이름 몇 개를 배우고 사진을 찾아본다.
봄이 되면,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게 하고, 주마다 있는 State Flower 나 State bird를찾아본다. 꽃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날씨가 허락하면 들판에 나가 꽃도 수집하여 스케치한다. 아이들은 조그만 바구니를 주어 Nature Journal에 붙이고 기록할 만한 것을 담게 하면 매우 좋아한다.
우리 아이가 9살 정도 되었을 땐 가끔 Nature Walk를 나가면 옆 골프장에서 날라온 골프공만 잔뜩 주어온 적도 있다. 웃지 못할 일이긴 하나, 골프공 찾느라 눈에 불을 켜고 다닌 덕택인지 관찰력이 제법 있다.
여름이 되면 아이들과 배울 수 있는 것이 더 많다. 물놀이하면서 물에 대해서, 왜 물에 뜨는지를 배운다.
곤충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 동물원도 방문하고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동물에 대해 더 공부해 본다.
식물원도 박물관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방문을 하고 이에 대해 대화를 한다. 글을 쓸 수 있는 아이는 저널을 쓰고 그림도 그리게 한다. 아직 글을 못 쓰는 아이는 말로 가장 좋았던 동물/식물에 대해 말하게 하고 엄마가 대신 적어준다. 아이가 그림은 그리게 한다. 반은 공간이고 반은 줄이 쳐 있는 스케치북을 사용하면 된다.
우리 생활이 배우는 교실이다. 우리의 환경이 충분히 교재가 된다.
돈을 많이 써야 하는 시청각 교재나 학습지로 아니면 기관에 보내는 것이 진정한 교육의 시작은 아니다. 진정한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줄 알면, 우리는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옆집 아이와 비교할 필요도 없고 들리는 풍문에 귀 기우릴 필요도 없다.
일상을 통해 우리의 삶 안에서 책과 더불어 교육의 현장을 삼으면 된다. 교육에 대한 생각이 정립되고 아이의 교육을 내가 주도한다는 생각을 하면 엄마들에게도 변화가 온다. 무심코 지나가던 것도 학습의 기회로 삼고 전혀 생각 못하고 살던 것이지만 머릿속에서 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아이의 교육을 내가 책임진다는 생각을 못하던 시절에는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내가 할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나 생각을 바꾸고 나니 눈에 띄는 것이 모두가 가는 곳마다 학습 기회가 널려 있음을 보게 된다.
어른들 생활 전반에 일어나는 일도,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서 설명하고 같이 나누게 된다.
물론 엄마나 아빠가 먼저 배우는 것에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그런데 주입식 공부와 교육에만 익숙한 부모라 할지라도 아이와 같이 배움을 위한 새로운 배움의 시작은 무한한 기쁨을 가져다준다.
영재를 만들려다 상술에 속는다. 좋은 책으로 아이를 교육하자. 이들의 마음을 자극하자. 세상에 크고 작은 일로 우리가 행복해 하지만, 배움이 주는 행복만큼 지속적인 행복이 있을까?
‘아인슈타인’이라는 이름보다는 우리 아이의 이름이 더 소중하다. 독이 되는 쓰레기 같은 상품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고, 대신 가장 초보적이고 시대에 뒤지는 구식 방법처럼 보일지는 모르나, ‘몸’으로 움직이며 교육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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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speech-language pathologist 가 앞에 언급한 기사와 관련해 편집자에게 보낸 글이다.
다음 세대의 ‘아인슈타인’으로 키우기 위해 해야 할 리스트로 압박을 받고 있던 의식 있는 부모들이 내쉬는 안도의 한숨이 들리느냐고요?
이 베이비 비디오가 폭발적인 인기를 끈 후 “이 비디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가 어디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얻어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어린이 옹호 그룹을 축하합니다.
아기에게 이 비디오를 보여주면, 아기가 똑똑해진다는 인상적인 마케팅 전략에 부모들은 이 비디오를 얼른 아이에게 보여주어야 할 것 같은 절박감에 설득당했습니다.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는 점차 쌓여가도, 이 신화는 계속되었습니다.
드디어, “텔레비젼을 끄고 나에게 말을 해주세요.”라는신생아들의 목소리가 이겼습니다. 아기들은 진짜 사람과 실제로 놀고, 책 읽고, 말하는 환경에서 언어를 배웁니다,
누가 그런 것을 알았느냐고요?
실은, 우리가 모두 이미 다 알고 있었지요.
세리 아트맨코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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