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거짓말하는 것과 고자질하는 것을 못하도록 가르치는 것을 한 번 비교를 해보자. 어른이 아이에게 ‘일러바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아이들끼리 서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을 배우기를 원하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다. 최근에 아이가 어른에게 와서 다른 아이의 행동을 일러바치는 것에 과학계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연구가들이 아이들이 노는 것을 관찰한 결과에 의하면 아이가 어른에게 달려와 일러바치는 열 번의 고자질 중 아홉 번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모에게는 고자질이 한도 끝도 없다고 여겨질지라도, 실제로 아이에게는 그렇지가 않다고 한다.
왜냐면, 매번 아이가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는, 이미 14번이나 부당한 취급을 당한 뒤이지만, 여태껏 부모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부당한 대우로 말미암마 속상한 아이가 부모에게 와서 사실을 말할 때, 아이가 부모에게서 듣는 말은 “너의 문제를 우리한테까지 가져오면 어떡하니!”라는 안타까운 대답뿐이라는 것이다.
초등학교 중반이 되면 놀이터에서 ‘고자질쟁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 아이에게는 최악이라고 한다. 그래서 어른에게 문제 상황을 알리려고 해도, 또래에게서 듣는 ‘배신자’라는 단죄뿐만 아니라, 항상 듣던 “네가 알아서 해결해!”라는 부모의 말을 떠올리게 된다는 것이다.
매년 아이가 부딪히는 문제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아이들이 수업을 빼먹는 것, 학교 공공기물을 파손하는 것, 그리고 물건을 훔치는 것 등이 수시로 일어난다. 하지만, 고자질하는 것은 미숙한 어린아이의 행동이라는 인식 때문에, 아이는 아무 말도 안 하고 입을 다무는 것이 더 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이런 행동이 계속 장려되어 왔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드디어 아이가 부모에게 모든 것을 다 털어놓지 않는 시기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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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생활에 대한 자세한 내막을 밝히지 않는 행동은 부모나 지휘권이 있는 어른에게서 독립된, 자신만의 사회적 영역과 정체성을 개척해 나가는 노력이라고 한다.
십 대의 관점에서는 부모의 도움을 구하는 것은 ‘자신의 문제를 혼자 감당 못하는 미성숙한 아이임’에 대한 무언의 시인이다. 자신이 혼자 감당할 수 없음을 부모에게 실토하는 것은, 그것이 강제로 받아낸 고백이든지, 아니면 아이 자신이 스스로 밝힌 것이든지 간에, 청소년 시기의 아이에게는 심리적으로 거세당함과 마찬가지 이기에 그렇다. 어떤 분야는 부모가 ‘상관할 바가 아닌 것’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을 상대로 한 연구 결과로 말미암아 깜짝 놀랄 사실은, 십 대들이 자기 삶의 자율성을 가장 필요로 할 때가 언제인가, 라는 사실이다.
아이의 이런 자율성의 필요가 12살에는 약하고, 15살에는 중간이며, 18살에는 가장 강한 것이 아니라, 달링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부모의 권위에 가장 이의를 제기하는 시기는 14살에서 15살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저항은 실은 18살 때보다 11살 때 더 강하다고 한다.
대중문화적으로는 고등 학교 시절이 가장 위험한 시기로 생각하지만, 아이가 거짓말을 하고 속이는 행동으로 아이를 몰아가는 심리적인 힘은 이 시기보다 훨씬 일찍 시작된다는 것이다.
많은 책은 부모에게 아이의 거짓말을 무시할 것을 충고한다. 나이가 들면서 그만둔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아이들은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거짓말하는 습관에 길들인다는 것이다.
by Nick Doof flickr.com
달링 박사는 십 대 청소년을 상대로 한 연구의 일 편으로 인터뷰에 응한 청소년의 부모에게 설문지를 보냈다. 수집된 자료에 의하면 두
종류의 자료가 부모와 청소년 서로의 생각을 반영한다고 한다.
먼저, 달링이 놀란 사실은 부모는 아이들을 노골적이고 적대시한 반항으로 밀어 넣을까봐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요즘의 많은 부모는 아이가 부모에게 모든 사실을 다 털어놓게 하는 최고의 방법이 정해진 규율이 없이 자유방임 하는 것이라고 보지요.”라고 달링은 말한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가 모든 것을 털어놓기를 원하는 것과 엄격한 것 사이의 균형을 상상한다고 한다. 진실을 알고 도울 수 있는 것이 모르고 있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달링에 의하면 자유방임 한 부모가 아이들의 삶에 대해서 실제로 더 많이 알게 되는 것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미친 듯 날뛰고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의 부모는 대게 정해진 규율과 기준이 없는 부모들입니다. 이런 부모는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든 사랑하고 무조건 수용합니다. 그러나 아이는 이런 규율과 원칙이 없는 것을 부모가 자신에 대해 상관을 하지 않는 것으로 여깁니다. 즉, 자신의 부모가 부모 노릇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요.”라고 달링은 말한다.
너무 많은 규칙을 세우면 청소년을 반항하게 한다는 것은 실은 통계학적인 신화에 불과하다고 한다. 실제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달링은 말한다. 그리고 많은 규칙을 세우는 부모는 실제로는 아이가 규칙을 준수하는 것을 거의 강요하지 않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너무 일이 많지요.” “ 20가지 규칙을 세워 놓는 것보다 3가지 규칙을 준수하도록 강요하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라고 달링은 말한다.
소수 부모는 아이에게 심리적인 침범을 하며 억압하는 부모의 고정관념에 부응하는 삶을 산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런 부모를 둔 청소년은 반항하지 않으며 순종적이었고, 대신 이들은 우울한 아이들이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규칙을 일관성 있게 강요하는 부모는 따듯하며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부모입니다.”라고 달링은 관찰한 바를 말한다. 이런 부모는 중요한 부모의 영향력의 범주에 관해 몇 개의 규칙을 세우고 아이가 지킬 것을 기대하지만, 아이의 다른 삶의 범주에 관해서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자유를 주면서 아이의 자율성을 허락한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이런 부모의 아이가 가장 적게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다. 12가지 분야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것보다는 겨우 5개 정도를 부모에게 숨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의어 사전에 의하면 ‘정직’의 반대어는 ‘거짓말하기’이다. 그리고 ‘언쟁하거나, 다투는 것’의 반대어는 ‘동의/합의하다.’이다. 그러나 청소년의 마음속에는 이와 같은 논리가 서질 않는다. 실제로, 청소년에게는 언쟁하는 것은 거짓말하는 것의 반대라는 것이다.
“10대 청소년과 언쟁을 일삼는 것을 부모로서는 관계의 불협화음으로 인식하나, 이 책의 저자들은 오히려 아이와 전혀 다투거나 언쟁을 하지 않는 부모야말로, 진작 아이를 염려해야 한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편다.” From 올바른 육아법 3 – 청소년과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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