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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s and Photo Story

심고 거두기

by mk in us 2011. 10. 7.

by homeschoolmom



세 살 짜리 라이직이 징징거리고 떼를 쓴다. 왜 그러냐고 내가 물으니, 징징 울며
 열심히 하소연하는데 난 알아듣기가 어렵다. 엄마 말이 브라우니를 밥을 먹기 전에 먼저 먹겠다는 것을 못하게 했기 때문이란다. 어제 수요일 저녁 채플에서의 광경이다. 내가 "어, 그래서 속상했구나."라며 밥 먹고 나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고, 다른 사람도 다 밥 먼저 먹고 디저트 먹는다고, 달래니 금방 엄마 아빠한테 가서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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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에서 아이가 부모의 훈육에 막무가내일 때가 허다하다. 집에서는 잘 지키던 규칙도 밖에 나오면 상황이 달라지곤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 어린 꼬마들이지만 충동 억제가 아직은 어려운 탓에, 이 아이들은 부모를 계속 시험한다.

아이의 끈질긴 요구에도 굴하지 않고 아이에게 밥 먼저 먹고 나면 먹으라고 말하는 아기 엄마는 표정은 밝으나, 꽤 단호하다.

아이의 이런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민폐가 된다는 이유로. 당황스러운 순간을 무마하려고. 아이가 울고
고집부리는 것이 민망해서. 부모는 아이의 요구에 져주고 만다. 또는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일가친척이 훈육하는 부모 편에 서지 않고 아이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들어주기 때문에 훈육의 기회가 무산되기도 한다. 혹 손님이라도 있으면, 이 영리한 조무래기들은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칠세라 이것저것 요구가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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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리는 이런 순간마다 훈육의 끈을 늦추고 아니면 다른 일에 신경 쓰느라 대충 넘어가는 것을 얼마만큼 정당화해야 할까?

한 번만 져주고 만다는 단순한 어른의 행동이 성장하는 어린아이에게는 수시로 변하는 규칙과 부모의 태도로 각인 된다. 본의 아니게 부모가 정해준 규칙은 상황에 따라서는 지키지 않아도 되는 허울만 있는 규칙임을 아이에게 가르친 셈이다.

매사에 부모가 정해준 규칙이 철칙이 되어 융통성 없자는 것은 아니다. 단 반드시 가르쳐야 하는 생활 습관은 일관성 있게 집에서나 집 밖에서나 같이 지켜져야 효력을 발생한다.  주위에서 점검하는 사람이 없어도 아이들이 이런 생활 습관이 내면화되고 생활화 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아기 엄마는 아이가 저녁을 먹게 하려는 목적만 달성한 것은 아니다. 어리지만, 자기 충동대로 행동하는 아이에게 절제를 가르치는 것이다. 이 작은 절제뿐 아니라, 앞으로도 수도 없이 참아야 하는 상황을 위해 아이를 준비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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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충동을 절제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특히 지금 당장 갖고 싶고 하고 싶은 충동을 참고 기다릴 줄 아는 자기 절제는 일상 모든 면, 집과 직장, 사회 전면 생활에 절대적이고 필수인 정서적 훈련이다.

아이 스스로 미루지 않고 먼저 해야 할 것을 먼저 하는 능력. 장래를 내다보는 긴 안목. 자신의 꿈과 목표를 향해 가기 위한 지구력과 인내. 더 중요한 것을 위해 사소한 즐거움과 편리를 일시적으로 포기하거나 단념할 수 있는 집중력. 그 무엇보다도 심고 거두는 법칙을 몸소 체험하고 가치관이 형성되는 건전한 삶의 방식을 깨닫는 일.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술이자 도구다. 모든 부모의 자식에 대한 바람인 동시에 양육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아이를 사랑해주기만 한다고 이런 부모에게서 반드시 잘 자란 아이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으로 훌륭한 부모에게서도 문제아 자녀가 나온다. 사회적으로 내세울 것 없어 보이는 부모에게서도 반듯한 모범생 자녀는 나온다.  

무슨 비결이라도 있는 것일까?
아니다. 손맛에 상관없이 최고의 맛을 내는 황금비율이나 만능소스를 만들어내듯 모범생 양육을 위한 황금 법칙 육아 메뉴얼이라도 있는 건 아니다.   

건강한 심신의 책임감 있는 성인으로 성장은 아이가 어려서부터 가정에서 아주 사소한 가르침으로 시작이 된다는 단순한 진리만 있을 뿐이다. 

훈육하고 좋은 습관을 연습하고 길들이는 이 시기에 아이들은 사랑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가 맘껏 피어날 수 있는 안전한 틀도 필요하다. 이 틀 안에서의 규칙과 질서는 절제를 배우게 하고 사랑은 아이에게 용기를 준다. 아이가 감당할 수 없는 많은 자유와 한계가 없는 상황에서 아이는 혼란해 하고 이런 상황에 압도당한다. 

아이가 뭘 알겠어, 라는 말과 생각 대신 어린 아이들의 영리함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가르치는 만큼 배우는 아이들이다. 심어야 거둔다.

 

 

by homeschool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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