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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s and Photo Story43

Budding Flowers and Kids 이곳에 이사 온 후 첫 겨울을 났다. 내게는 무척 긴 긴 겨울이다 보니 계절의 변화를 애타게 바라면서 봄을 기다렸다.  그렇게 길기만 하던 겨울 마지막 자락에서 봄이 오는 흔적이 눈에 띄기만 해도 가슴이 뛰고 반가웠다. 활짝 피어난 꽃들의 수려함과 그 무엇으로도 흉내 낼 수 없는 저마다의 독특한 색을 자랑하는 꽃들을 보는 즐거움은 봄과 여름이 가져다주는 큰 선물이다.   우리 집 마당과 이웃집 뜰에 제각기 시시각각 피어나는 꽃들을 보고 있으니 자라나는 아이들이 연상된다. 겨울 동안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에 물이 오르고 꽃망울이 생긴다. 고이고이 감싸여져 있던 꽃망울은 점점  땡 글 땡 글 해져 터지기 직전까지 간다.  한 나무에서도 꽃망울은 수시로 생기고 저마다 때가 정해져 있는지,  꽃봉오리를 여는 .. 2010. 6. 24.
Girl's Room with Cranes lakbdesign/fergusanme 11살 여자아이의 방이라고 한다. 벽의 jamaican blue 페인트와 polar bear oilcloth가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내가 좋아하는 색이다. 학을 오리가미해서 천장에 붙인 창의력 있는 아이디어도 이 방 주인의 아이디어란다. Hanging chair도 멋있지요? 영국의 habitat이라는 중고품 상점에서 샀다고 하네요. 창문의 몰딩과 셔터가 오래된 집의 느낌을 나게 하지요. 집은 1960년대에 지은 집이지만 Williamsburg, VA 시대의 집을 흉내 내서 지은 집이랍니다. 판에 박은 듯하지 않고 누군가의 창의력이 돋보이는 데코레이션이나 환경은 언제 보아도 눈이 즐겁다. 그리고 색의 적절한 조화는 가슴도 뛰게 한다. 그것도 비싼 새 가구 세트.. 2010. 6. 20.
Kite Flying (연 날리기) 하루에 4계절이 다 들어 있다는 이곳의 예측하기 어려운 날씨에 적응이 쉽지 않다. 여름에도 난데없이 쏟아지는 우박도 그렇거니와, 엄청난 속도의 바람 또한 내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도 한다. 이런 날은 으레 집 안에 있게 마련이다. 이날도 여지없이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을 맞고 떠밀리다 시피하여 잠시 우편물을 찾으러 갔다 오면서 보니 집 앞 들판에서 연날리기가 한참이다. 이웃집에 연날리기를 좋아하는 페츄릭 아저씨가 이웃집 아이들과 함께 연을 날리는 모습을 보고 놓칠세라 카메라를 들고 나도 합세해서 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오색찬란한 연이 창공을 찌르며 높이 힘차게 떠있는 모습은 내가 아무리 싫어해도 바람이 매섭게 부는 이런 날이 연 날리기에 최고의 날임을 말해준다. 아이들이 들판을 이리로 저리로 뛰며 소리를 지.. 2010. 6. 16.
The Robin Family 어느 날 집을 나서며 우연히 바깥 현관 처마 밑을 올려다보니 기둥 위에 지푸라기를 비롯해 얇은 나뭇가지를 모아 다부지게 만들어 놓은 새 둥지를 보게 되었다. 그 후 두 주 이상 엄마 새가 이 둥지 위에 자나깨나 앉아 있음을 본다. 알을 품고 있어 보인다. 이때부터 내 상상력은 가동하기 시작하고 이들의 삶을 당분간 추적하게 되었다. 하필 우리 집에서 둥지를 짓고 번식하기로 한 이들이 우리의 가족이라도 된 듯 느껴지는 설명하기 어려운 기분도 한몫했다. 한동안 알을 품고 앉아 있을 때는 푹 주저앉은 모습 때문에 이 새의 정체를 금방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곧 가슴의 오렌지 색이 드러나면서 American Robin임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저 새 둥지가 저렇게 높지만 않아도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로빈의 알.. 2010. 6. 10.
Yellow School Bus 어디서든지 눈에 확 띄는 샛 노란색의 스쿨버스는 미국 전역 어디를 가든지 학교 근처와 주택가에 수시로 보게 된다.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을 실어나르는 버스로 그 색의 강렬함이 주는 인상은 특별하다. STOP 싸인이 붙어 있는 유일한 차량이기도 하다. 이 노란 스쿨버스가 아이들을 내려 놓는 장소에 서면 차에 붙은 STOP 사인이 팔 벌리 듯 펼쳐지고 사인에 불이 들어온다. 그러면 양쪽 차량 선에서 오는 모든 차는 정지하게 되어 있다. 스쿨버스가 서 있는 길 선상을 건너서 집으로 가야 하는 아이들도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길을 다 건넌 다음에, 그리고 스쿨버스의 사인이 접혀진 다음에나 차들은 지나갈 수가 있다. 이 교통 법규를 무시하는 운전자는 없다. 있어서도 안 된다. 버스에서 내리고 찻길.. 2010. 6. 5.